생중계하던 LA 뉴스헬기 추락…3명 사망

2026-09-17 19:42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대형 교통사고 현장을 공중에서 취재하던 뉴스 헬기가 추락해 탑승자와 현장 인근에 있던 보행자 등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헬기는 다른 교통사고 현장을 촬영하고 있었으며, 추락 직후 주변으로 불길이 번지면서 대규모 소방 인력이 투입됐다. 

 

16일(현지시간) NBC 로스앤젤레스 등에 따르면 사고는 전날 오후 7시께 캘리포니아주 LA 채스워스 지역에서 발생했다. 뉴스 취재용 헬기 1대가 상업용 건물 두 채 사이로 추락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고 헬기는 현지 방송사 NBC4 소속 ‘뉴스 헬기 4호’였다. 헬기는 사고 직전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LA 메트로 버스와 승용차 간 충돌 사고를 공중에서 촬영하며 취재하고 있었다. 추락한 헬기는 곧바로 불길에 휩싸였고, 화재가 주변 차량 4대와 컨테이너 2개 동으로 번지면서 소방관 70여 명이 현장에 투입됐다.

 

이번 사고로 헬기에 타고 있던 NBC4와 스페인어 방송사 텔레문도52의 자매사 소속 영상기자 엘리아나 모레노(38)와 조종사 조지 마르시니우가 숨졌다. 헬기 추락 지점 인근 주차장에 있던 보행자 에디 구티에레스 메히아(29)도 목숨을 잃었다.

 

모레노는 로스앤젤레스 남부 오렌지 카운티 출신으로 채프먼대학교에서 방송 저널리즘과 사회과학을 복수전공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엔젤 시티 에어의 헬리콥터 팀에 합류했으며, 이후 남부 캘리포니아의 여러 언론사에서 기자로 활동했다.

 


그는 항공 전문 기자로 알려졌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헬기 탄 엘리(Eli in the heli)’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지난해에는 약혼자와 함께한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조종사 마르시니우 역시 오랜 비행 경험을 가진 베테랑이었다. 그는 은퇴를 앞두고 있었으며 30년이 넘는 비행 경력과 1만4000시간 이상의 비행 기록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레노와 마르시니우는 2023년부터 함께 취재 헬기에 탑승하며 호흡을 맞춰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헬기는 추락하기 약 2시간 전부터 채스워스 지역 도로에서 발생한 대형 교통사고 현장을 촬영하고 있었다. 당시 LA 메트로 버스 측면을 SUV 한 대가 들이받았고, 이 사고로 최소 2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중상을 입었다. 여러 방송사가 사고 현장을 공중에서 취재하던 상황이었다.

 

목격자 자레 세바네시안은 사고 당시 헬기가 비정상적으로 낮게 내려오면서 흔들리더니 창고업체 쪽으로 추락했고, 이후 큰 화염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사고 소식은 생방송 중이던 NBC4에도 전해졌다. 당시 방송을 진행하던 앵커 콜린 윌리엄스는 추락한 헬기가 자사 취재용 항공기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큰 충격을 받았다.

 

윌리엄스는 방송에서 취재용 헬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현장에 있던 동료들과 연락이 끊겼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사실을 확인받았다며 잠시 마음을 추스르겠다고 말한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동료 앵커 리넷 로메로도 고인들을 추모했다. 그는 두 사람이 자신들이 사랑했던 일을 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며 뉴스 현장을 누비는 것을 가장 큰 행복으로 여겼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캐런 배스 LA 시장 역시 SNS를 통해 사고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배스 시장은 채스워스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에 슬픔을 나타내며 사고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과 유가족에게 애도를 전했다.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도 시작됐다. 연방항공청(FAA)과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사고 직후 합동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팀은 사고 헬기인 유로콥터 AS350 B2의 잔해를 수거하는 한편 사고 직전 헬기 내부에서 녹음된 파일에 대한 음향 분석도 진행하고 있다.

 

NTSB 수석 항공 안전 조사관 패비안 살라자르는 브리핑에서 녹음 파일을 분석한 결과 엔진 속도 변화와 관련된 소리와 조종사에게 경고를 보내는 것으로 보이는 신호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해당 자료가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NTSB는 사고 당시 상황을 담은 시민들의 영상도 확보하고 있다. 당국은 수집한 잔해와 녹음 자료, 목격자 영상 등을 종합해 사고 경위를 조사한 뒤 30일 이내에 예비 조사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기사 전윤우 기자 jeonyoonwoo@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