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인류 멸망시킨다? 트럼프 “안 무서워”

2026-09-11 16:25


인공지능(AI)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이른바 ‘AI 인류 멸망론’이 미국에서 확산하고 있다. AI 기업 앤트로픽의 전·현직 연구원들이 기술 발전에 따른 위험을 경고한 가운데 미국 의회까지 재앙적 위험을 막기 위한 규제 입법에 나섰다. 반면 미 국방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은 과도한 공포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드 크루즈 미국 상원 상무위원장(공화·텍사스)은 AI가 초래할 수 있는 재앙적 위험을 규제하기 위한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루즈 의원은 존 슌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민주당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과 함께 관련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의회에서는 AI 관련 위험에 대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조시 홀리 상원의원(공화·미주리)은 오픈AI의 GPT 모델이 외부 기관인 허깅페이스를 해킹한 사건과 관련해 구체적인 정보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마크 켈리 상원의원(민주·애리조나)도 X를 통해 워싱턴이 이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원에서도 움직임이 이어졌다. 너새니얼 모런 의원(공화·텍사스)은 X에 의회가 AI의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고 밝혔고, 파울리나 루나 의원(공화·플로리다)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에게 AI를 주제로 한 특별 회기를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AI로 인한 인류 멸망 가능성에 대한 경고를 과도한 공포로 평가했다. 에밀 마이클 미 국방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워싱턴DC에서 열린 방위산업 콘퍼런스에서 AI에 대한 우려가 데이터센터와 변화에 대한 두려기가 하나의 메시지에 모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미국인의 대규모 실직이나 인류 멸망을 우려하는 상황을 ‘되풀이 종말론’이라고 표현했다. AI의 잠재적인 위험은 시장 경쟁과 업계 간 협력, 정부와의 소통 등을 통해 충분히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 발전이 새로운 산업의 수요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사이버 보안을 AI의 주요 적용 분야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다. AI가 보안 취약점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이를 찾아내고 막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취지다.

 


황 CEO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골드만삭스 그룹 기술 콘퍼런스에서 AI 발전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 자동화가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보안 취약점이 악용되는 속도뿐 아니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정 패치가 만들어지는 속도도 빨라지면서 사이버 보안 산업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사이버 보안 위기론을 이용한 공포 마케팅에 대해서는 책임감 있는 방식과 바람직하지 않은 방식이 모두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AI가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더욱 직접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이날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AI로 인류가 멸망할 가능성을 걱정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더 우려하는 것은 AI 경쟁에서 미국이 중국에 뒤처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중국보다 약 1년 정도 앞서 있다며 이 차이가 상당히 크다고 강조했다.

 

앞서 앤트로픽을 퇴사한 연구원 제이컵 콕슨은 X를 통해 AI 개발자들이 이 기술이 10년 안에 인류 모두를 죽일 수도 있다고 진지하게 믿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의 경고에 앤트로픽 현직 임원들까지 동조하면서 AI의 잠재적 위험을 둘러싼 논쟁이 미국 사회에서 더욱 커지고 있다.

 

기사 전윤우 기자 jeonyoonwoo@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