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유학생 살인범, 직접 실종 신고 '대담'

2026-08-27 21:38

 경북 경산의 한 대학교 인근에서 발생한 중국인 유학생 살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피의자의 계획적인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산경찰서는 같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중국 국적 남성 정모 씨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며, 정 씨는 지난 20일 새벽 피해 여성 A씨를 숨지게 한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우발적인 다툼 끝에 벌어진 일이라는 피의자의 주장과 달리, 범행 전후의 치밀한 행적에 주목하며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고 있다.

 

경찰 수사의 핵심은 피의자가 범행 직후 보여준 기만적인 행동과 시신 유기 경로를 밝히는 데 있다. 정 씨는 범행 후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조작해 마치 A씨가 살아있는 것처럼 꾸몄으며, 본인이 직접 경찰에 실종 신고를 접수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이러한 행위는 수사 초기 혼선을 유도하고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현재 경찰은 정 씨의 차량 이동 기록과 주거지 인근 CCTV를 확보해 범행 이후의 정확한 동선을 재구성하고 있다.

 


피해자의 시신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은 피의자가 지목한 장소들의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 정 씨는 경산 외곽을 포함한 여러 지역에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했으나, 해당 장소 중 일부는 일반적인 접근이 어려운 특수 시설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인근 관할 경찰서와 공조 체계를 구축하고 대규모 수색 인력을 투입해 현장 감식과 수색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유기 장소가 광범위한 만큼 증거 확보를 위한 정밀 수색이 긴박하게 진행 중이다.

 

디지털 포렌식 수사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정 씨와 A씨의 휴대전화를 분석해 두 사람 사이의 실제 관계와 범행 전 연락 내역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특히 정 씨가 범행 도구를 사전에 준비했는지, 혹은 시신 유기 장소를 미리 검색했는지 등 계획 범죄를 입증할 결정적 단서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피의자의 일방적인 진술에 의존하기보다 객관적인 물증을 통해 범행 동기를 명확히 규명하겠다는 방침이다.

 


사건의 잔혹성과 은폐 수법을 고려해 경찰은 정 씨에 대한 심리 분석도 병행할 계획이다. 범행 후 태연하게 실종 신고를 하고 피해자 행세를 한 점 등 일반적인 범죄자의 심리 상태를 벗어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진술의 신빙성을 검증하고, 필요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향후 재판 과정에서 피의자의 죄질을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대구지방법원은 27일 오후 정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했으며, 영장 발부 여부에 따라 수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명확한 만큼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며, 신병이 확보되는 대로 최종 시신 수습과 범행 전말 공개를 추진할 예정이다. 지역 사회의 불안감이 커짐에 따라 경찰은 피의자의 신상 공개 여부에 대해서도 관련 절차에 따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사 최유찬 기자 yoochan2@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