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67% 차지, 국민연금 추납 제도의 맹점
2026-08-21 21:18
단 한 달의 가입 이력이 평생 받는 연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국민연금 제도 논란에 불을 붙였다. 한국 국민연금의 추후납부 제도를 활용해 짧은 가입 이력만으로 노령연금 수급권을 확보하는 외국인 사례가 잇따르면서 제도 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다. 본래 가입 공백을 메워 노후 보장을 돕기 위해 마련된 장치가 일부에게는 연금 수급 자격을 빠르게 갖추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이 제도는 실직, 폐업, 결혼, 출산 등으로 보험료를 내지 못했던 기간에 대해 나중에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도록 한 장치다. 1999년 도입됐고, 2011년부터는 무소득 배우자나 기초생활수급자 등 국민연금 적용 제외 기간까지 납부 대상에 포함됐다. 현재는 최대 119개월까지 보험료를 낼 수 있다. 국민연금 노령연금을 받으려면 최소 가입 기간 120개월을 채워야 한다. 이 때문에 실제 가입 기간이 1개월뿐이어도 나머지 119개월분을 한꺼번에 납부하면 수급 요건을 맞출 수 있는 구조가 된다. 외국인도 과거 외국인 등록이 돼 있었고 대상 기간이 인정되면 신청할 수 있어 논란이 불거졌다.

실제 사례를 보면 중국 국적 A씨는 방문취업 비자로 한국에 들어와 사업장에서 1개월 동안 국민연금에 가입했다. 이후 60세가 되면서 원래는 납부한 보험료를 돌려받는 반환일시금 대상이었지만, 매달 연금을 받는 방식이 유리하다고 판단해 119개월분을 한꺼번에 냈다. 그 결과 노령연금 수급 요건인 120개월을 채워 현재 매달 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중국 국적자는 건설 일용직으로 1개월 가입한 뒤 출국해 반환일시금을 받았다. 이후 다시 입국해 1개월 가입하고, 임의계속가입과 기존 반환일시금 반납, 119개월분 납부를 거쳐 총 121개월의 가입 기간을 확보했다. 영주 체류자격을 가진 중국 국적자가 9개월 가입 뒤 128개월분을 납부하고 조기 노령연금을 청구해 현재 중국에서 연금을 받는 사례도 전해졌다.

관리 사각지대도 우려된다. 외국인 수급자의 체류 자격, 혼인관계, 가족관계, 해외 거주 여부 등을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수급자가 해외에 거주할 경우 사망 여부를 제때 파악하지 못하면 연금이 계속 지급되는 오지급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국민연금 재정에 미칠 영향도 쟁점이다. 한꺼번에 보험료를 납부하더라도 연금은 수급자가 사망할 때까지 매달 지급된다. 단기 가입 뒤 대규모 납부로 평생 연금을 받는 사례가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기금 지속가능성과 가입자 간 부담·급여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와 정치권에서는 외국인 관련 기준을 더 세밀하게 손질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외국인 등록 여부만 따질 것이 아니라 실제 국내 거주 기간, 소득활동 이력, 보험료 납부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기사 최유찬 기자 yoochan2@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