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신차 3종 출시, 중국 전기차 안전한가
2026-08-20 20:41
중국 자동차 시장 내에서 점유율 확보를 위한 출혈 경쟁이 극한으로 치닫으면서, 충분한 안전 검증을 거치지 않은 이른바 '급조 자동차'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현지 경제 매체 보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중국에서 출시된 신규 차종은 무려 165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불과 10년 전인 2016년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두 배 가까이 폭증한 수치다. 과거 내연기관차 시절 5년 이상 소요되던 신차 개발 주기는 전기차 시대로 접어들며 2년 안팎으로 대폭 단축됐으며, 일부 제조사는 1년에 3종의 신차를 내놓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차량 한 대가 시장에 나오기 위해서는 디자인부터 부품 매칭, 실제 도로 주행 테스트 등 수십 단계의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며, 물리적으로 최소 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일부 업체들은 제품 출시 속도를 높이기 위해 필수적인 검증 단계를 생략하거나 간소화하고 있다. 실제 도로에서의 테스트 횟수를 대폭 줄이는 대신 컴퓨터 시뮬레이션에만 의존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는 개발 비용을 절감하고 시장 선점 속도를 높일 수 있지만, 그만큼 차량의 완성도와 안전성에는 치명적인 결함을 남길 수 있다.

현재 중국의 국가 표준은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의 신뢰성 주행시험 거리를 1만 5,000km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 관계자들은 이 정도 거리로는 차량의 고장 유무를 완벽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매일 500km씩 주행할 경우 두 달이면 채울 수 있는 분량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신차가 이 기준을 초과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시 후 각종 고장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중국 당국은 시험 주행거리를 3만km로 늘리는 표준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결국 중국 자동차 업계의 과도한 속도 경쟁은 소비자 안전을 담보로 한 위험한 도박이 되고 있다. 기술력의 진보가 아닌 검증의 생략으로 얻어낸 짧은 개발 주기는 장기적으로 중국 자동차 브랜드 전체의 신뢰도를 갉아먹는 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의 양적 팽창에만 집중한 나머지 질적 성장을 놓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제조사들이 스스로 검증 절차의 완전성을 회복하지 않는다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는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 안민성 기자 anmin-sung@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