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실시하라" 페도로우, 젤렌스키 정조준

2026-08-19 22:18

 우크라이나의 혁신적인 드론 전략을 이끌며 '전쟁 영웅' 반열에 올랐던 미하일로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18일 밤 온라인 영상을 통해 전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선거를 즉각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장기화된 전쟁 속에서 민주적 절차가 러시아에 인질로 잡혀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현재 우크라이나가 심각한 통치 구조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발언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현 정부가 부패 척결에 실패하고 국가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강력한 비판을 담고 있다. 특히 페도로우 전 장관은 자유로운 유럽 국가로 남기 위해 싸우는 상황에서 민주주의의 핵심인 선거가 실종된 현실을 지적했다. 이는 2024년 5월 임기가 만료되었음에도 계엄령을 근거로 집권을 이어가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당성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실제 대선이 치러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우크라이나 헌법은 전시 계엄령 하에서의 선거 실시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의회의 계엄령 해제가 선행되어야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지속을 이유로 임기를 연장하고 있으나, 러시아를 비롯한 반대 진영에서는 이를 불법적인 집권으로 규정하며 공격의 빌미로 삼고 있다. 정치 분석가들은 전면전 상황에서 투표권자들의 안전을 보장할 현실적인 대안이 부족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본래 젤렌스키 대통령이 발탁한 최측근 인사였다. 디지털 전환부 장관 시절 드론 기술을 군에 접목해 전황을 바꾼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초 국방장관에 파격 기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부 쇄신을 명분으로 그를 전격 경질했다. 당시 군 총사령관과의 전략적 이견이 경질 사유로 알려졌으나, 대중적 인기가 높았던 장수를 전쟁 중에 교체한 결정은 시민들의 거센 반발과 복귀 시위를 불러일으켰다.

 


최근 실시된 대선 여론조사 결과는 우크라이나 내의 복잡한 민심을 그대로 보여준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22.3%로 간신히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해임된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 대사가 21.4%로 턱밑까지 추격 중이다. 3위를 기록한 페도로우 전 장관 역시 13.1%의 견고한 지지층을 확보하며 정권 심판론의 중심에 섰다. 전쟁 초기 절대적이었던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지율이 균열을 보이면서 권력 내부의 갈등은 더욱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페도로우 전 장관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정책 비판을 넘어 차기 대권을 향한 정치적 승부수로 해석된다. 드론을 통해 전장의 혁신을 이끌었던 그가 이제는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기치를 들고 정치적 혁신을 요구하고 나선 셈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계엄령 유지와 선거 실시라는 진퇴양난의 기로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지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미래 권력 지형은 완전히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 전윤우 기자 jeonyoonwoo@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