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부친 체포 충격, 경찰 전수조사 결과 보니
2026-07-28 22:32
현직 경찰관들이 범죄를 저지른 자녀를 돕기 위해 증거를 인멸하거나 수사에 개입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사법 체계의 공정성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의 부친이 아들의 범행 증거를 없애려다 적발된 데 이어, 전북에서도 불법 촬영 혐의를 받는 아들의 휴대전화를 폐기한 경찰관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이러한 사건들은 혈연관계라는 이유로 범죄 은닉을 정당화하는 현행 법체계의 허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특히 수사 권력을 가진 경찰관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가족의 범죄를 비호하려 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윤리 문제를 넘어 공권력의 사유화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논란의 중심에는 1953년 형법 제정 당시 도입된 ‘친족 특례’ 제도가 있다. 현행법은 범인의 친족이 증거를 인멸하거나 범인을 숨겨줄 경우 처벌을 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가족을 보호하려는 인간의 본능을 법이 강제로 막을 수 없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장윤기 사건처럼 잔혹한 강력 범죄에서조차 친족이라는 이유로 증거 인멸 행위를 처벌하지 않는 것이 현대 사회의 정의 관념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은닉 행위는 면제하더라도 적극적인 증거 인멸은 처벌하는 등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입법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14만 명이 넘는 거대 조직인 경찰 내부에 가족 사건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시스템이 전무했다는 사실은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과거에도 경찰 간부가 음주운전을 한 아들의 사건 기록을 조작하거나 수사를 방해한 사례가 반복되어 왔지만, 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장치는 마련되지 않았다. 경찰청은 뒤늦게 상시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관련 규칙을 개정하겠다고 밝혔으나, 일선 관서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존하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경찰은 이번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8월 중 세부적인 운영 계획을 마련해 국민적 신뢰 회복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단순히 사건을 이관하는 수준의 미봉책으로는 장윤기 사건으로 실추된 경찰의 위상을 되찾기 부족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별도의 독립적인 기구를 설치해 지난 수년간 처리된 경찰 가족 사건들을 전면 재조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범죄로부터 시민을 보호해야 할 경찰이 오히려 범죄의 조력자가 되는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기사 최유찬 기자 yoochan2@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