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메모리 싹쓸이"…스마트폰 출하량 11% '쇼크'
2026-07-14 18:30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증설 열풍이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을 장악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이 유례없는 출하량 절벽에 직면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AI 서버용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스마트폰용 부품 공급을 후순위로 밀어낸 결과다. 부품 원가 상승 압박을 견디지 못한 제조사들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한 것이다.부품 가격 상승의 직격탄은 가격 민감도가 높은 중저가 보급형 시장에 집중됐다. 그동안 박리다매 전략을 취해온 제조사들은 원가 상승분을 제품가에 반영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곧바로 수요 위축으로 이어졌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과 글로벌 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며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은 바닥을 쳤다. 업계 전문가들은 단순한 수급 불균형을 넘어 스마트폰이 '필수재'에서 '고가 사치재'로 변모하며 시장 구조 자체가 수익성 방어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애플 역시 사상 처음으로 분기 점유율 20% 고지에 올라서며 견고한 브랜드 파워를 과시했다. 애플은 주요 제조사 중 유일하게 제품 가격을 동결하며 아이폰 17 시리즈의 판매 호조를 이끌어냈다. 다만 메모리 공급 우선순위에서 밀린 구형 모델의 판매가 부진했고,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할인 행사 효과가 예년만 못해 출하량 증가 폭은 3% 수준에 머물렀다. 고가 정책을 고수해온 애플조차 최신 기종에 메모리 자원을 집중 배정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공급난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메모리 공급 부족 사태가 2027년까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하반기 출시될 폴더블 8세대와 차세대 아이폰의 최고 사양 모델 가격이 300만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제조사들은 이제 출하량 경쟁보다는 수익성이 낮은 라인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리퍼비시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등 생존을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AI 서버가 삼킨 메모리 블랙홀이 풀리기 전까지 스마트폰 시장의 완연한 회복세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기사 안민성 기자 anmin-sung@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