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1만명 사망… 폭염이 부른 인류 재앙

2026-07-13 22:16

 지구촌이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살인적인 폭염에 신음하고 있다. 유럽 대륙에서는 지난 6월 말 단 일주일 동안 평년보다 1만 명 넘는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하며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통계상 이례적인 수치로 기록된 이번 초과 사망자의 대부분은 폭염에 취약한 65세 이상 고령층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전문가들은 극심한 고온 현상 외에는 이러한 대규모 인명 피해를 설명할 길이 없다며, 기후 변화가 실질적인 생존 위협으로 다가왔음을 경고했다.

 

독일과 영국 등 주요국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독일에서는 올해 온열 질환으로 숨진 이들이 이미 5천 명을 넘어섰으며, 영국에서도 두 달 사이 수천 명이 더위와 관련된 원인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기록적인 폭염을 피하기 위해 강이나 바다로 뛰어드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익사 사고가 급증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독일의 경우 지난달에만 100명 가까운 이들이 물놀이 중 사망했는데, 이는 20여 년 만에 최악의 수치로 기록되었다.

 


폭염의 여파는 문화와 스포츠 현장까지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세계적인 관광 명소인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은 관람객과 직원의 안전을 위해 운영 시간을 대폭 단축했으며, 루브르와 오르세 등 주요 미술관도 조기 폐관을 결정했다. 세계 최고의 자전거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 역시 섭씨 40도를 웃도는 살인적인 열기 탓에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주행 구간을 줄이는 결단을 내렸다. 인간의 의지로 통제할 수 없는 자연재해 앞에 일상의 모든 활동이 멈춰 선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유럽 전역은 폭염이 불러온 대형 산불과도 사투를 벌이고 있다. 프랑스 파리 인근 숲에서 발생한 화재로 주요 고속도로가 폐쇄되는가 하면, 스페인 남부에서는 역대 최악의 산불로 인명 피해와 더불어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서울 면적의 10분의 1에 달하는 광활한 면적이 잿더미로 변했고, 치솟는 기온과 건조한 대기 탓에 진화 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폭염이 단순히 더운 날씨에 그치지 않고 연쇄적인 재난을 일으키는 트리거가 되고 있다.

 


대서양 건너 미국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미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약 5천800만 명의 주민이 폭염 경보 영향권에 들었으며, 일부 지역은 기온이 43도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기상학자들은 이번 주 기온이 평년보다 최대 17도 이상 높을 것으로 내다보며, 폭염 전선이 중부 지역으로 확산해 다음 주말까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고했다. 전례 없는 고온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전력 수급 불안과 건강 피해에 대한 우려가 극에 달하고 있다.

 

과학계는 이번 사태를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의 명백한 증거로 보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대기와 해수의 흐름이 교란되면서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수준의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빈번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북반구를 덮친 이번 폭염은 인위적인 환경 파괴 요인을 제외하고는 과학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후 위기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재앙임을 전 지구적인 인명 피해 수치가 증명하고 있다.

 

기사 전윤우 기자 jeonyoonwoo@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