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 1조 무시한 작업장, 37세 가장을 삼켰다
2026-07-10 22:37
충남 아산의 고속철도 증설 터널 공사 현장에서 미얀마 출신 이주노동자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지는 참변이 발생했다. 국가 사업으로 진행 중인 평택-오송 복복선 제2공구 현장에서 일하던 아웅민우 씨는 지난 1일 터널 깊숙한 곳에서 설비에 끼인 채 발견됐다. 사고 지점은 터널 입구에서 무려 2.4km나 들어간 곳이었으며, 최초 발견 당시 그는 이미 질식사 징후를 보이며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이번 사고는 위험한 공정의 최전선에 배치된 이주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안전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현장 동료들은 이번 사고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위험 작업 시 반드시 지켜져야 할 2인 1조 원칙이 인력 부족을 이유로 현장에서 무시되었던 점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동료들의 증언에 따르면 지난 4월 관리자가 바뀐 이후 인원 보충 없이 작업 강도만 높아졌으며, 사고 당일에도 아웅민우 씨는 홀로 2.6km에 달하는 컨베이어벨트 구간을 점검해야 했다. 만약 옆에 동료가 한 명이라도 더 있었다면 비상 상황에서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했을 것이라는 탄식이 쏟아지는 이유다.

사고 이후 사측의 대응 방식은 동료 이주노동자들의 불신을 더욱 키우고 있다. 관리자들이 사고 현장의 흔적을 지우려 하거나 최초 목격자에게 사진 삭제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조직적 은폐 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피해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도 동료들에게 정확한 사실을 알리지 않고 숨기기에 급급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폐쇄적인 현장 관리는 이주노동자들 사이에서 '언제든 우리도 소모품처럼 버려질 수 있다'는 공포와 분노를 확산시키고 있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국가 기간 시설 공사 현장의 이주노동자 안전 관리 체계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위험한 업무를 이주노동자에게 전담시키면서 정작 기본적인 안전 수칙조차 지키지 않는 관행이 계속되는 한 제2의 아웅민우는 언제든 다시 나타날 수 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시공사와 하청업체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엄중히 조사하고 있으며, 유족들은 진실 규명과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하며 힘겨운 싸움을 시작했다.
기사 최유찬 기자 yoochan2@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