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큰보다 맵다? K-가장 소지섭의 처절한 복수극
2026-06-29 22:00
평범한 회사원인 줄 알았던 아버지가 사실은 전설적인 비밀 요원이었다는 설정은 장르물에서 익숙한 공식이다. 하지만 SBS 새 금토 드라마 '김부장'은 이 뻔한 설정을 한국적인 가장의 서글픈 현실과 유쾌한 코미디로 버무려 시청자들의 마음을 단숨에 훔쳤다. 1회 9.5%로 시작한 시청률은 단 한 회 만에 15.7%로 수직 상승하며 2026년 방영된 주말 드라마 중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는 단순히 액션의 화려함 때문만이 아니라, 자식을 위해 무릎을 꿇고 비굴함을 견디던 아버지가 '무법 중년'으로 변신해 법이 해결하지 못한 정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대중의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다.소지섭이 연기하는 김부장은 낮에는 건달들에게 맞고도 고개를 숙이고, 새벽에는 딸의 교복을 다듬는 전형적인 한국 아빠다. 과거 코드네임 66으로 불리던 전설의 공작원이었지만, 지금의 그는 딸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봉인한 채 인내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그가 안경을 벗고 과거의 차가운 눈빛을 되찾는 순간, 드라마는 묵직한 액션극으로 전환된다. 소지섭은 절제된 감정 연기와 단단한 신체 액션을 통해 평범한 아버지와 냉혹한 요원이라는 극단적인 두 얼굴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소지섭표 장르물'의 정점을 보여준다.

특히 세 배우의 실제 나이와 배역 간의 괴리에서 오는 의외의 합도 관전 포인트다. 극 중에서는 소지섭이 맏형 역할을 수행하지만, 실제로는 1977년생인 소지섭이 가장 형이고 최대훈과 윤경호는 1980년생 동갑내기다. 이러한 배우들의 실제 관계성이 극 중 끈끈한 동료애와 유머러스한 호흡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시청자들에게 편안한 재미를 준다. 여기에 주상욱이 선보이는 서늘한 악역 연기까지 더해지며 드라마는 액션, 코미디, 스릴러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종합 선물 세트 같은 구성을 갖췄다.

총 10부작 중 이제 8회를 남겨둔 '김부장'의 과제는 초반의 폭발적인 에너지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다. 딸을 찾는 과정에서 자칫 반복될 수 있는 대결 구도를 어떻게 변주하고 확장할지가 관건이다. 소지섭의 묵직한 부성애와 최대훈, 윤경호의 유쾌한 호흡이 갈등의 심화 과정에서도 균형을 잃지 않는다면, 올해 최고의 흥행작을 넘어 웰메이드 액션 코미디로 자리매심할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들은 이미 김부장의 주먹이 꽂히는 곳마다 터지는 카타르시스에 열광하며, 이들의 '아빠 유니버스'가 보여줄 다음 행보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기사 허시후 기자 huhuhoohoo@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