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시카고서 트럼프 이민 정책 정면 비판
2026-06-19 18:32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 시카고 남부에서 열린 오바마 대통령 센터 개관식에 참석해 민주주의의 가치를 역설하며 현 행정부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실명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연설의 상당 부분을 제왕적 통치 스타일과 배타적 이민 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채우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 역대 대통령들이 자신의 임기 중 치적을 기념하기 위해 세우는 전통적인 기념관의 개관 행사가 현직 대통령을 향한 성토의 장으로 변모한 셈이다.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의 건국 이념이 왕이나 군주가 없는 평등 국가에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최근 미국 전역에서 벌어진 '노 킹스(No Kings)' 시위의 정신을 계승한 발언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무소불위로 휘두르는 현 정권의 행보를 '군주제'에 비유해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민주주의가 결코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며, 시민들의 끊임없는 감시와 참여를 통해서만 지켜질 수 있는 귀중한 유산임을 역설했다.

행사에는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조 바이든 등 생존해 있는 전직 대통령 내외가 모두 참석해 오바마 센터의 출발을 축하했다. 하지만 현직인 트럼프 대통령은 초대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져 전·현직 간의 깊은 골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무대 위에 나란히 앉은 전직 정상들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연설에 박수를 보내며, 현재 미국 정치가 직면한 분열과 갈등의 시대에 전직 대통령들이 가져야 할 도덕적 책무에 뜻을 같이했다.

19일부터 일반 공개를 시작하는 오바마 대통령 센터는 박물관과 교육 시설, 공공 프로그램 공간을 갖춘 대규모 복합 단지로 운영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곳이 시민들이 민주주의의 진리를 깨닫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하며 연설을 마쳤다. 시카고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이 센터는 개관과 동시에 현 정권에 대항하는 자유주의 진영의 상징적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기사 전윤우 기자 jeonyoonwoo@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