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 '월드컵'…삼성은 틀고, LG는 즐기고, 현대차는 시간 뺐다
2026-06-16 10:11
2026 북중미 월드컵이 막을 올리면서 주요 기업들이 ‘업무 시간 중 경기 시청’이라는 난제를 마주했다.한국 대표팀의 남은 예선 경기 일정이 오는 19일과 25일 모두 오전 10시로 잡히면서다. 직장인들이 한창 업무에 몰입해야 할 시간대지만, 국민적 관심이 큰 월드컵 경기를 모바일로 몰래 시청하는 것까지 일일이 막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에 주요 기업들은 조직 문화와 근무 제도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과도한 통제보다는 제한적 허용에 가까운 방식을 택했다. 지난 12일 삼성전자 DX부문은 수원 본사 주요 건물 로비와 강당 스크린을 통해 한국 대표팀 경기를 중계했다. 대대적인 사내 공지를 하거나 단체 응원을 독려한 것은 아니지만, 정례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경기를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시간이 맞는 직원들이 각자 와서 볼 수 있게 한 정도”라며 “업무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유연하게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은 별도 지침 없이 자율에 맡기는 분위기다. 주요 계열사들이 이미 유연근무제와 격주 주 4일 근무제를 운영하고 있어, 직원들이 각자 업무 일정을 조정해 경기를 시청하거나 휴가를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19일 경기는 일부 계열사의 휴무 금요일과 겹쳐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SK 관계자는 “회사 차원의 특별한 가이드라인보다는 개인과 조직별 업무 조율에 맡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근무시간 관리 원칙을 분명히 했다. 지난 12일 서울 양재 사옥 강당에서 단체 관람 행사가 열리긴 했지만, 이는 사내 축구단 전북현대가 주최한 일회성 행사였다. 향후 추가 단체 관람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해당 행사 참석자들에게 이동 시간을 포함해 관람에 사용한 시간을 근무 시스템상 비근로시간으로 입력하라고 안내했다. 월드컵 응원 자체는 허용하되, 근로시간과는 명확히 구분하겠다는 취지다.

기사 안민성 기자 anmin-sung@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