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표, 신작 '우리동네 도서관' 출간
2026-05-27 18:08
배우이자 소설가로 활동 중인 차인표가 1년 6개월의 집필 기간을 거쳐 신작 장편소설 '우리동네 도서관'을 세상에 내놓았다. 27일 서울 정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소설의 시작은 저자의 몫일지 몰라도 그 마침표를 찍는 주인공은 결국 독자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이번 작품은 2024년 초부터 올해 5월까지 작가가 품어온 창작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서 출발했다. 특히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두가 알고 있지만 누구도 본 적 없는 존재인 '용'에 대한 호기심이 이야기의 실마리가 되었다. 작가는 집필 과정에서 자신이 글을 계속 쓰게 만드는 원동력이 자신의 문장에 고유한 해석을 덧입혀주는 독자들에게 있음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소설은 매일 동네 도서관으로 출근해 글을 쓰는 현대의 작가 '나'와 고구려 시대의 화공 '번각'의 삶을 교차시킨다. 주인공 번각은 직접 본 것만을 그리겠다는 신념을 가진 인물이지만, 귀족의 묘화에 실체가 없는 용을 그려 넣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직면한다. 작가는 고구려라는 시공간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우리 선조들 역시 용이라는 존재에 대해 현대인과 비슷한 의문을 품었을 것이라는 상상력에서 비롯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덕흥리 고구려 고분 벽화에 그려진 용의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어, 유물 속에 담긴 선조들의 메시지를 현대적으로 복원하는 데 주력했다.

이번 신작은 소설과 에세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소설을 쓰는 과정 자체가 작품의 일부가 되는 '메타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차인표 작가는 의도치 않았으나 평단으로부터 메타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은 점에 대해 창작의 본질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언급했다. 또한 30년 넘게 배우로서 대본을 접해온 경험이 문장의 시각화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인정했다. 독자들이 그의 작품을 두고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다고 평하는 이유는, 장면의 전체적인 구도를 먼저 잡고 세계관을 설명하는 작가 특유의 집필 방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제목을 '우리동네 도서관'으로 정한 것 역시 작가의 일상과 밀접하게 닿아 있다. 삶의 절반 이상을 보내는 동네라는 공간과 그 안의 도서관에서 만나는 이웃들이 모두 자신과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존재라는 생각에서다. 작가는 과거 소중한 지인들을 떠나보낸 기억을 상기하며, 현재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제목에 담았다고 전했다. 2009년 첫 소설 이후 꾸준히 필력을 쌓아온 그는 이제 황순원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옥스퍼드대가 주목하는 문학인으로서 한국 문단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기사 오진우 기자 ohwoo65@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