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민 12만 명 "트럼프 타워 반대", 결국 사업 백지화
2026-05-15 18:21
호주 동부 해안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1조 6,400억 원 규모의 트럼프 브랜드 초고층 빌딩 건설 계획이 현지 여론 악화와 정치적 리스크를 이기지 못하고 전격 백지화되었다. 이번 사업의 합작 파트너였던 호주 부동산 개발사 앨터스 프로퍼티 그룹은 최근 골드코스트에 건립 예정이었던 91층 규모의 트럼프 타워 프로젝트를 철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지난 2월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이 호주 진출을 선언하며 야심 차게 내놓았던 계획이 불과 석 달 만에 물거품이 되었음을 의미한다.프로젝트 무산의 결정적 원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정책과 행보에 실망한 호주 국민들의 거센 반발이었다. 데이비드 영 앨터스 프로퍼티 그룹 최고경영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럼프라는 이름이 이제 호주인들에게는 '불량 브랜드'로 전락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실제로 트럼프 타워 건설에 반대하는 온라인 청원에는 12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서명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민주주의 규범을 무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와 이란을 둘러싼 전쟁 위기 고조 등이 호주 내 반트럼프 정서를 극에 달하게 만든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트럼프 오거니제이션 측은 파트너사의 의무 불이행을 주장하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트럼프 측 대변인은 골드코스트 프로젝트에 대해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으나, 라이선스 파트너인 앨터스 그룹이 계약상의 특정 의무를 다하지 못해 사업이 중단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브랜드의 평판 문제보다는 현지 개발사의 역량 부족에 책임을 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1조 원대 프로젝트를 둘러싼 법적 분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이번 호주 트럼프 타워의 백지화는 정치 지도자의 대외 이미지가 가족 기업의 비즈니스에 직격탄을 날린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화려한 외관과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세계 곳곳에 세워졌던 트럼프의 이름이, 이제는 동맹국에서조차 거부당하는 리스크의 상징이 된 셈이다. 골드코스트의 91층 마천루는 사라졌지만, 이번 사건이 남긴 정치와 자본의 갈등은 향후 트럼프 브랜드가 해외 사업을 확장하는 데 있어 거대한 장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 전윤우 기자 jeonyoonwoo@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