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기습 휴업에 입점 상인들 고사 위기
2026-05-11 19:14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홈플러스 잠실점은 평소 장을 보러 온 시민들로 북적여야 할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적막감만이 감돌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홈플러스가 전국 37개 매장에 대해 두 달간의 잠정 휴업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마트 본체의 불은 꺼졌지만 1층에 입점한 카페와 식당 등 임대 매장들은 여전히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리는 중이다. 그러나 마트 방문객이 끊기면서 임대 매장을 찾는 발길도 뚝 끊겼고, 상인들은 텅 빈 복도에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홈플러스 측은 이번 휴업이 슈퍼 사업부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추진 과정에서 결정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서울의 중계, 신내, 면목, 잠실점 등 주요 거점 점포들이 대거 포함되었으며 휴업 기간은 오는 7월 초까지 이어진다. 사측은 마트 영업만 중단될 뿐 임대 매장은 정상 운영이 가능하므로 별도의 영업 손실 보상안을 마련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상인들은 마트가 문을 닫은 상황에서 임대 매장만 운영하라는 것은 사실상 고사 직전의 방치와 다름없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상인들의 분노를 더욱 키운 것은 본사의 무책임한 소통 방식이다. 일부 점주들은 공식적인 설명회나 사전 협의도 없이 언론 보도를 통해 휴업 사실을 처음 접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주 고객층이 사라지는 중차대한 변화를 앞두고 대비할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부산과 서울 등 전국 각지의 휴업 점포 상인들은 홈플러스라는 대형 브랜드의 신뢰도를 믿고 계약을 체결했으나, 정작 위기 상황에서 본사가 보여준 태도는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홈플러스 내부에서는 노사 갈등과 임대 상인들의 반발이 얽히며 유례없는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단식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히며 배수의 진을 쳤다. 기업의 매각 전략에 따라 추진된 대규모 휴업이 수많은 입점 상인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대형 유통업체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 의지에 대한 비판 여론은 당분간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기사 최유찬 기자 yoochan2@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