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여고생 살해 피의자 ‘사이코패스 아냐’…온라인선 외모 평가

2026-05-11 10:52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에 대해 사이코패스 진단 기준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검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피의자로 추정되는 사진을 둘러싼 외모 평가 논란까지 확산하고 있다.

 

11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장모 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 결과, 국내 분류 기준인 25점을 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PCL-R 검사는 냉담함, 충동성, 죄책감 결여, 공감 능력 부족, 무책임성 등 반사회적 성향을 점수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총점은 40점이다.

장 씨는 어린이날인 지난 5일 0시 10분쯤 광주 광산구의 한 고등학교 앞 인도에서 귀가하던 17세 여학생 A양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피해자의 비명을 듣고 다가온 또래 남학생 B군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 조사에서 장 씨는 피해자들과 일면식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범행 동기와 관련해 “사는 게 재미없어 자살하려 했고, 죽을 때 누구라도 데려가려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사건의 잔혹성과 무작위 범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온라인상에서는 또 다른 논란이 불거졌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 피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의 사진이 공유되면서다.

 

일부 게시글에는 사건 내용과 함께 해당 인물의 사진이 올라왔고, 댓글에는 피의자의 외모를 평가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멀쩡하게 생겼다”, “외모만 봐서는 범죄자 같지 않다”는 식의 댓글을 남기며 피의자의 생김새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중대 범죄 피의자를 두고 외모를 평가하는 행위가 피해자에 대한 애도와 사건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누리꾼은 “살인 혐의를 받는 사람에게 외모 평가를 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확인되지 않은 사진이 퍼지는 것도 위험하다”며 무분별한 신상 유포를 우려했다.

 

강력범죄 피의자의 외모가 온라인에서 소비되는 현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선 여러 사건에서도 피의자의 사진이 공개되거나 추정 사진이 확산될 때마다 외모 평가와 신상털기성 댓글이 이어지며 논란이 반복됐다. 특히 확인되지 않은 사진이나 개인정보가 퍼질 경우 엉뚱한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고, 사적 제재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강력범죄 사건에서 대중의 분노와 관심은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지만, 관심의 초점이 피의자의 외모나 자극적인 요소로 옮겨갈 경우 피해자와 유족의 고통이 가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범죄의 원인과 책임, 피해 회복 논의보다 피의자 개인에 대한 선정적 소비가 앞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경찰은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 결정에 따라 장 씨의 이름과 나이, 머그샷 등 신상정보를 오는 14일 오전 9시부터 6월 12일까지 30일간 광주경찰청 누리집에 게시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무고한 10대 피해자가 일면식 없는 피의자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수사 결과와 신상 공개 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온라인상에서도 피해자 중심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사 최유찬 기자 yoochan2@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