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일월오봉도' 그린 거장, 별세
2026-04-09 16:50
한국 민화의 현대적 부흥을 이끈 거장, 송규태 화백이 향년 92세의 나이로 영면에 들었다. 단절될 뻔했던 전통 회화의 맥을 되살려 오늘날 가장 대중적인 예술 장르 중 하나로 성장시킨 그의 타계 소식에 미술계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고인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고서화 보수 전문가로서였다. 국립중앙박물관과 호암미술관의 주요 소장품 복원 작업을 도맡으며, 훼손된 우리 전통 회화에 다시 숨을 불어넣는 독보적인 장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송규태 화백은 단순히 과거의 것을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거치며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던 민화에 현대적 감각을 더해 새로운 창작의 길을 열었다. 그의 붓끝에서 민화는 낡은 유물이 아닌, 살아 숨 쉬는 오늘의 예술로 거듭났다.

2000년대 이후에는 후학 양성에 헌신하며 민화의 저변을 넓혔다. 그가 설립한 평생교육원과 연구소는 현재 수십만 명에 이르는 민화 인구를 형성하는 뿌리가 되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민화전통문화재 제1호로 지정되었으며, 2017년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기사 오진우 기자 ohwoo65@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