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빵에서 애인 부르던 마약왕, 드디어 덜미 잡혔다
2026-03-25 09:09
2016년 필리핀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참혹하게 살해하고, 옥중에서도 텔레그램을 통해 국내로 대규모 마약을 유통해 이른바 '텔레그램 마약왕'으로 악명 높은 박왕열이 오늘 국내로 강제 송환된다. 필리핀 현지에서 처음 체포된 지 무려 10년 만의 일이다. 경찰은 박 씨가 입국하는 즉시 압송하여 그가 구축한 거대 마약 조직의 실체를 낱낱이 규명하고, 은닉한 범죄 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한다는 강력한 방침을 세웠다.

놀랍게도 박 씨는 필리핀 교도소 내부에서도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며 범죄를 이어갔다. 그는 텔레그램 메신저를 이용해 '전세계'라는 대화명으로 활동하며 국내 조직원들을 원격 조종했다. 이를 통해 필로폰, 엑스터시 등 막대한 양의 마약류를 대한민국에 밀매하며 이른바 '마약왕'으로 군림했다. 교도소라는 공간적 제약조차 그의 범죄 행각을 막지 못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박 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필리핀 당국에 여러 차례 범죄인 인도를 요청해 왔다. 하지만 필리핀 측은 자국 사법체계에 따라 이미 중형을 복역 중인 살인범을 호송하는 것에 대해 난색을 표하며 절차는 번번이 암초에 부딪혔다.

청와대는 이번 송환을 두고 초국가적 범죄를 근절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와 정상외교가 만들어낸 뜻깊은 성과라고 자평했다. 10년 가까이 난항을 겪던 해묵은 과제를 정상 간의 결단으로 해결했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범죄자가 해외 어느 곳에 숨더라도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워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강력한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박 씨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대로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강도 높은 수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살인 사건의 전모는 물론, '전세계'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마약 밀매 네트워크의 전체 조직원과 유통 경로, 그리고 막대한 규모로 추정되는 범죄 수익의 행방을 끝까지 추적해 일벌백계한다는 계획이다.
기사 최유찬 기자 yoochan2@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