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사태, 단순 갑질 문제를 넘어 한미 외교 문제로 번지다
2026-02-27 13:22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 문제로 시작된 쿠팡에 대한 국내 규제 당국의 조사가 한미 양국의 통상 마찰이라는 예상치 못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바로잡으려는 정부의 노력이 외국계 자본이라는 변수를 만나면서, 국내법에 근거한 정당한 규제 활동마저 외교적 압박에 부딪히는 복잡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사건의 발단은 쿠팡의 개인정보 관리 소홀이었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진행되면서 문제는 일파만파 커졌다. 입점 업체의 판매 데이터를 무단으로 활용하고,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부당하게 밀어주는 등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여러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는 국내 플랫폼 기업 규제와 같은 선상에 있는 문제로 보였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엄포가 아니다. 미국은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상대국의 정책 자율성을 압박하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이 거대 플랫폼 기업의 독점을 규제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자, 미국 국무부가 법안 제정을 주도한 EU 관계자들의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이례적인 보복 조치를 단행한 전례가 있다.

결국 통상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정부의 소극적 대응은 고스란히 소비자 및 중소 입점업체의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자사 상품을 우대하는 알고리즘과 불공정 행위를 방치하면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되고, 장기적으로는 구독료 인상 등 비용 전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유통 생태계 전반의 공정성이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사 안민성 기자 anmin-sung@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