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의 AI 화보, 혁신일까 브랜드 가치 훼손일까
2026-02-26 13:59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구찌가 밀라노 패션위크를 앞두고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캠페인 이미지를 공개하며 거센 역풍을 맞았다. 구찌는 공식 소셜미디어에 해당 이미지들을 게시하며 'AI로 생성됨(created with AI)'이라는 설명을 덧붙였으나, 이는 소비자들의 즉각적이고 날 선 비판을 불러일으켰다.공개된 화보에는 구찌의 화려한 의상을 입은 초현실적인 분위기의 AI 모델들이 등장한다. 우주 공간의 인공위성이나 해변을 달리는 흑마와 같은 비현실적 배경과 어우러진 이 이미지들은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첫 컬렉션을 알리기 위한 야심 찬 시도였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장인정신'이라는 명품 브랜드의 핵심 가치와 '비용 절감' 기술로 인식되는 AI 사이의 근본적인 괴리감에 있다. '이탈리아 장인정신'을 핵심 가치로 내세워 온 브랜드가 인간 모델과 사진작가를 배제하고 기계가 만든 이미지로 소통하려 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실망감은 더욱 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럭셔리 브랜드의 매력은 인간의 이야기와 장인정신에 기반하기에, AI가 이를 대체하는 듯한 인상을 줄 경우 브랜드의 근본적인 매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긍정적인 평가도 일부 있었으나, 이번 사태는 명품 브랜드가 최신 기술을 도입할 때 브랜드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았다.
기사 전윤우 기자 jeonyoonwoo@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