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징역 23년, 이진관 판사의 '폭탄 판결'
2026-01-22 09:45
이진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53·사법연수원 32기)가 대한민국 사법 역사에 굵은 획을 그었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내란으로 판단하고, 당시 국정 2인자였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특별검사 구형량(징역 15년)을 크게 웃도는 징역 23년의 중형을 선고하며 법정구속했기 때문이다. 전직 국무총리가 내란 관련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고 구속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는 한 전 총리 재판을 지휘하며 정치적 논란이나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사법권을 행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재판 과정에서 보여준 단호하고 직설적인 화법은 피고인과 증인들의 책임 회피를 용납하지 않았다.
이 부장판사는 한 전 총리 피고인 신문에서 국정 2인자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점을 집중적으로 질책했다. 그는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와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이 재고를 요구하던 상황은 피고인 역시 반대 의사를 밝히기 좋은 환경 아니었느냐"고 지적하며, "윤석열이 대접견실을 나가 비상계엄을 선포하러 가는 것을 말리지도 않았다"고 직무 유기를 추궁했다.

이 부장판사는 법정 질서 유지에도 한 치의 양보가 없었다. 지난해 11월 19일, 증인 선서를 거부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는 "형사재판에서 선서 거부는 처음 본다"며 즉시 과태료 50만원을 부과했다. 같은 날 재판부를 모욕하며 소란을 일으킨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 변호인들에게 감치를 선고하는 등, 사법부의 권위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다.

이 부장판사가 오른손으로 안경을 들어 올리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던 순간은, 이번 판결이 단순한 형사 처벌을 넘어 민주주의와 헌법 수호라는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음을 웅변적으로 보여줬다.
기사 최유찬 기자 yoochan2@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