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와 편견을 실력으로 박살 낸 'K-무리뉴'의 다음 도전
2025-12-30 16:37
'K-무리뉴' 이정효 감독이 마침내 K리그의 대표적인 명가 수원 삼성의 지휘봉을 잡는다. 2년 연속 승격에 실패하며 자존심을 구긴 수원이 결국 '리얼블루'라는 명분을 버리고 '실리'를 택한 것이다. 구단은 진정성과 존중을 다해 영입을 추진했다고 밝혔고, 이정효 감독 역시 J리그의 러브콜까지 뿌리치고 수원을 택한 이유로 "조건이 아니라 구단이 보여준 진심과 간절함"을 꼽았다. 이는 단순한 감독 선임을 넘어, 스타 선수 출신 레전드에 의존하던 구단의 관행을 깨고 오직 검증된 지도력과 철학만을 보고 내린 파격적인 결정이라는 점에서 한국 축구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이정효 감독의 이번 수원행은 한 편의 '흙수저 신화'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는 축구계의 철저한 비주류이자 아웃사이더였다. 화려한 국가대표 경력도, 명문대 출신이라는 학벌도 없었던 그는 지도자로서 능력을 제대로 검증받을 기회조차 쉽게 얻지 못했다. 심지어 동업자인 다른 감독으로부터 "내 밑에서 콘이나 놓던 놈이 많이 컸다"는 식의 인격적인 무시와 조롱을 당하는 설움까지 겪어야 했다. 이러한 편견과 시샘 어린 시선 속에서 그가 의지할 것은 오직 자신의 축구 철학과 실력뿐이었다.

이제 이정효 감독은 '빅클럽' 수원을 맡아 또 한 번의 증명에 나선다. 그의 지도력을 의심하는 이는 국내에 더 이상 없다. 현역 시절 아무리 잘나갔던 선수 출신이라도, 지금의 이정효보다 뛰어난 한국인 지도자는 없다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그는 자신의 성공을 통해 과거의 명성이나 학벌이 아닌, 현재의 실력과 철학만이 진정한 지도자의 가치임을 온몸으로 보여줬다. 무시당하던 '콘 놓던 코치'에서 K리그 최고의 명장으로 우뚝 선 그가, 몰락한 명가 수원을 어떻게 재건하고 새로운 편견에 맞서 싸워나갈지 축구 팬들의 모든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기사 홍준영 기자 honghong88@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