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 안배인가, 위기인가…안세영, 파이널 첫 경기부터 '가시밭길'
2025-12-17 18:04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이 시즌 왕중왕을 가리는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 첫 경기부터 예상 밖의 힘겨운 승부를 펼치고 있다. 안세영은 17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대회 여자단식 A조 1차전에서 세계랭킹 7위 푸트라 쿠수마 와르다니(인도네시아)를 상대로 1게임을 21-16으로 따내며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이어진 2게임에서 급격히 흔들리며 8-21이라는 큰 점수 차로 패배, 경기를 마지막 3게임으로 끌고 갔다. 그동안 와르다니를 상대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왔던 안세영이었기에, 이날 2게임에서의 부진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2게임의 흐름은 초반부터 심상치 않았다. 안세영은 익숙하지 않은 코트 컨디션에 적응하지 못하는 듯 여러 차례 미끄러지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팽팽했던 초반의 균형은 와르다니가 3-6으로 앞서나가며 깨지기 시작했다. 안세영이 5-6까지 추격하며 곧바로 전열을 정비하는 듯했지만, 이후 상대의 흐름을 전혀 끊어내지 못했다. 와르다니는 짧고 공격적인 스트로크로 안세영의 수비를 무너뜨리며 무려 11점을 연속으로 득점, 순식간에 점수를 5-16까지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안세영은 긴 랠리 싸움에서 강점을 보이는 자신의 스타일을 전혀 살리지 못했고, 주특기인 클리어는 번번이 코트 밖으로 벗어나는 등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첫 경기부터 험난한 길을 마주했지만, 안세영에게는 '최강의 체력'이라는 무기가 있다. 2게임에서 체력을 비축한 만큼, 마지막 3게임에서 흐름을 되찾고 승리를 가져올 가능성은 여전히 충분하다. 이 경기를 시작으로 안세영은 18일 일본의 19세 신예 미야자키 도모카와 2차전을 치르고, 19일에는 올해 세계선수권 챔피언이자 강력한 라이벌인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조 2위 안에 들어야 20일 열리는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는 만큼, 첫 경기 승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기사 홍준영 기자 honghong88@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