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고은에게 넷플릭스 시리즈 '자백의 대가'는 시작 전부터 숱한 우여곡절을 겪은 작품이었다. 캐스팅이 바뀌고 연출자가 하차하는 등 프로젝트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었지만, 김고은에게는 이런 외부의 잡음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의 선택은 오직 단 하나의 이유, 바로 배우 전도연의 존재 때문이었다. 그는 작품에 대한 제안을 받았을 당시 이미 전도연이 캐스팅된 상태라는 것을 듣고, "대본을 달라고 하기 전에 일단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전도연과의 작업을 향한 절대적인 믿음과 갈망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고은에게 전도연은 단순한 선배 배우,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 존재다. 그는 학창 시절,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던 시기에 전도연이라는 배우를 보며 '배우가 되고 싶다'는 확고한 꿈을 처음으로 품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전도연이라는 존재 자체가 그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고, 그 꿈을 향해 달려갈 에너지를 주었던 원동력이었던 셈이다. 김고은은 "막연하게 동시대를 같이 사는 것만으로도 너무 다행스럽다고 느껴지는 배우들이 있는데, 저한테는 그게 도연 선배님이셨다"며 자신의 '롤모델'을 향한 깊은 존경심과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두 사람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영화 '협녀, 칼의 기억'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지만, 당시 김고은은 "꿈이냐 생시냐" 싶을 정도로 벅찬 마음과 동시에 너무나 큰 역할에 대한 부담감으로 정신없이 선배의 도움만을 받았던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배우로서 성장과 경험을 쌓은 지금, 그는 '자백의 대가'를 통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는 "이번엔 조금 선배랑 나의 모습으로 함께해보고 싶다. 진짜 호흡이란 걸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며, 과거의 일방적인 관계를 넘어 동등한 파트너로서 시너지를 내고 싶은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러한 김고은의 진심은 전도연에게도 가닿았다. 평소 듣기 좋은 칭찬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진심일 때만 한마디씩 툭 던지는 전도연의 칭찬은 김고은에게 무엇보다 큰 힘이 되었다. 김고은이 캐릭터의 톤을 잡고 고민할 때 "톤 너무 잘 잡았고 계속 그렇게 놓지 않고 잘 가고 있다"고 격려해 주었고, 특히 태국 촬영에서 감정이 폭발하는 중요한 장면을 찍었을 때는 "어떻게 할 건지 궁금했는데 너무 잘했다"며 신나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의 우상이자 연기 스승인 전도연에게 받은 진심 어린 인정에, 김고은은 "그런 걸 들으면서 너무 행복했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