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제로’ 시대 생존법…대한항공, 삼성 업고 미국서 항공유 직접 만든다
2025-11-21 18:31
대한항공과 삼성E&A가 미래 항공 연료 시장 선점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양사는 20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과 남궁 홍 삼성E&A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속가능항공유(SAF)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 본격적인 협력의 시작을 알렸다. 이번 협약은 단순히 두 기업의 만남을 넘어, 항공 운송의 최종 수요자와 에너지 플랜트 건설의 핵심 기술자가 만나 SAF의 생산부터 소비까지 이어지는 완전한 가치사슬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양사는 각자의 전문성을 극대화해 해외 SAF 생산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발굴하고, 안정적인 구매 및 공급망을 확보하며, 관련 신기술 투자에도 함께 나서기로 합의했다.양사의 첫 번째 협력 무대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SAF 생산에 필수적인 원료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SAF 시장의 중심으로 평가받는다. 삼성E&A는 자사의 핵심 역량인 설계·조달·시공(EPC) 전문성을 활용해 미국 현지에서 추진되는 차세대 SAF 생산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특히 폐식용유와 같은 제한된 원료에 의존했던 1세대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어, 폐목재 등 비식용 폐기물까지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가스화-피셔-트롭시(FT)’ 기반의 2세대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어서 더욱 주목받는다.

이번 협력은 개별 기업의 성장을 넘어, 글로벌 항공업계의 ‘탄소중립 2050’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갈수록 강화되는 국제 환경 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대한민국 대표 기업들의 공동 대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또한 정부가 추진하는 6대 전략 산업 중 하나인 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한다는 계획도 담겨있다. 삼성E&A는 이번 협력을 발판 삼아 에너지 전환 분야의 신사업을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대한항공은 지속가능한 비행과 ESG 경영을 실천하며 글로벌 항공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기사 전윤우 기자 jeonyoonwoo@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