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4억 발로 찼더니 '700억 잭팟' 눈앞…경쟁자들 줄줄이 낙마에 김하성 '나 혼자 산다'

2025-11-05 17:52

 김하성이 224억 원의 거액을 포기하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문을 두드린 선택이 '신의 한 수'가 되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4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2026시즌 1600만 달러(약 224억 원) 선수 옵션을 과감히 거부하며 스스로 시장에 나왔다. 그리고 단 하루 만에, 그의 가치를 폭등시킬 최고의 소식이 날아들었다. 유격수 FA 시장에서 그의 최대 경쟁자로 꼽히던 트레버 스토리가 보스턴 레드삭스 잔류를 선택한 것이다. ESPN의 제프 파산 기자는 스토리가 옵트아웃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2년 5500만 달러(약 770억 원)의 남은 계약을 이행하기로 했다고 보도하며, 사실상 FA 유격수 시장의 대어 한 명이 사라졌음을 공식화했다.

 

경쟁자의 이탈로 김하성은 FA 시장에 남은 거의 유일한 정상급 유격수로 떠올랐다. 물론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보 비솃이라는 또 다른 대어가 존재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그를 완전한 유격수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디 애슬레틱의 저명한 유망주 평가 전문가 키스 로는 비솃을 FA 랭킹 2위에 올리면서도 "이제는 2루수로 영구히 자리를 옮겨야 할 때"라고 냉정하게 선을 그었다. 그의 지적대로 비솃은 2020년 단축 시즌을 제외하고는 수비력을 나타내는 지표(RAA)에서 단 한 번도 양수(+)를 기록한 적이 없으며, 올해 기록한 -10 RAA는 수비만으로 팀의 1승을 깎아 먹었다는 치명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각 구단이 이러한 평가에 동의해 비솃을 2루수로 분류한다면, 공수겸장 유격수를 찾는 팀들에게 김하성은 대체 불가능한 유일한 선택지가 된다.

 


이러한 시장 상황은 김하성의 '잭팟'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디 애슬레틱의 팀 브리튼 기자는 김하성이 3년 5000만 달러(약 7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그가 포기한 1년 1600만 달러 옵션의 세 배가 넘는 엄청난 규모다. 시즌 중 트레이드되어 원소속팀 애틀랜타가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할 수 없다는 점도 호재다. 그를 영입하는 팀은 드래프트 지명권을 보상으로 내줄 필요가 없어 부담이 적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키스 로는 김하성의 FA 랭킹을 35위로 다소 낮게 평가하며, 2025년 어깨 수술 후유증과 이후 보여준 평범한 성적을 감점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심지어 김하성이 포기한 옵션 금액보다 낮은 1년 단기 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고 예측해, 브리튼 기자의 전망과는 극명한 온도 차를 보였다.

 

결국 관건은 '악마의 에이전트'로 불리는 스콧 보라스의 협상력에 달렸다. 보라스는 선수의 가치를 극대화해 장기 계약을 안겨주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더라도, 연평균 2000만 달러(약 280억 원) 수준의 높은 금액에 옵트아웃 조항을 포함한 2년 단기 계약을 맺어 다시 한번 FA 시장을 노리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 어떤 시나리오든 김하성이 1600만 달러 옵션을 포기한 선택으로 손해를 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현재 전 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비롯해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밀워키 브루어스 등 다수의 팀이 센터라인 보강을 노리고 있어, 올겨울 김하성을 향한 뜨거운 영입 전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기사 홍준영 기자 honghong88@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