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몸값 깎는 승부수 던졌던 감독, 이제 ‘사상 첫 30억’ 부른다
2025-11-04 17:07
3년의 계약 기간 동안 두 번이나 LG 트윈스를 KBO리그 정상에 올려놓은 염경엽 감독이 프로야구 감독 역대 최고액 재계약이라는 대기록을 쓸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023년 LG 지휘봉을 잡으며 3년간 총액 21억 원의 조건에 계약한 염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다. 부임 첫해 29년 만의 통합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했고, 올 시즌 다시 한번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명장 반열에 올랐다. LG와의 동행 연장은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가운데, 이제 시선은 그의 새로운 몸값으로 향하고 있다.현재 KBO리그 감독 최고 몸값 기록은 KIA 이범호 감독이 보유한 3년 총액 26억 원이지만, 여기에는 6억 원의 옵션이 포함되어 있다. 순수 보장액만 놓고 보면 KT 이강철, 롯데 김태형 감독의 3년 24억 원이 최고 수준이다. 프로야구 역사를 통틀어 가장 높은 대우를 받았던 인물은 2020년 두산과 3년간 28억 원에 계약했던 김태형 감독으로, 염경엽 감독의 재계약 기준점은 사실상 이 28억 원을 넘어서는 역대 최고액 경신 여부가 될 전망이다. 두 번의 우승이라는 확실한 성과를 손에 쥔 만큼, 사상 첫 30억 원 돌파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만약 염경엽 감독이 재계약에 성공한다면, 이는 LG 구단 역사에도 한 획을 긋는 사건이 된다. LG는 1998년 천보성 감독 이후 26년 동안 단 한 명의 감독과도 재계약을 맺지 못하는 '감독 잔혹사'를 이어왔다. 2000년대 들어서만 김성근, 김재박, 류중일 등 10명의 사령탑이 거쳐 갔지만, 모두 계약 만료나 경질로 팀을 떠났다. 과거 재계약에 성공했던 이광환, 천보성 감독마저 재계약 이듬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던 아픈 역사가 있다. 염경엽 감독이 이 오랜 징크스를 깨고 LG와의 성공적인 동행을 이어가는 첫 번째 감독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사 홍준영 기자 honghong88@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