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 붕괴에 야권은 단일화 시도…다카이치, 사면초가 속 '벼랑 끝 승부수'
2025-10-14 17:48
인선과 동시에 다카이치 총재는 자신의 핵심 경제 정책인 '적극 재정'을 관철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에도 돌입했다. 그는 자민당의 세금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세제조사회의 수장을 교체할 방침을 분명히 했다. 재무성 출신의 세금 전문가로서 재원 확보 없는 감세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 온 미야자와 요이치 의원을 물러나게 하고, 자신의 정책 기조와 코드를 맞출 수 있는 오노데라 이쓰노리 전 정조회장을 그 자리에 앉히겠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재정 건전성을 우선시하는 재무성의 전통적인 노선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감세를 포함한 확장 재정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당내 권력 장악을 넘어, 일본 경제의 방향키를 자신의 구상대로 과감하게 돌리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이러한 혼란을 틈타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정권 교체를 위한 절호의 기회로 보고 야권 후보 단일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입헌민주당은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과 간사장 회의를 열고 다카이치 총재에 맞설 공동 전선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만약 야권의 연대가 성사된다면 자민당의 총리 후보 선출은 무산될 수 있으며, 일본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대혼돈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내주로 예상되는 총리 지명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물밑 교섭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다카이치 총재가 당내 통합과 정책 전환이라는 청사진을 펼쳐 보이기도 전에 정치적 좌초를 맞이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기사 전윤우 기자 jeonyoonwoo@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