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EU·중국 다음은 우리? 최태원 ‘한일 경제공동체’ 구상, 과연 실현 가능할까
2025-09-22 13:21
최 회장이 이처럼 강력한 경제 통합론을 꺼내 든 배경에는 양국이 공통으로 직면한 절박한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저성장, 저출생, 고령화라는 '3중고'의 덫에 함께 갇혀 있으며, 과거와 같은 단순한 무역 거래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운 한계 상황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구조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양국이 개별적으로 대응하기보다, 하나의 경제 공동체로서 산업을 함께 육성하고 전략적인 시너지를 창출하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우리 정부가 가입을 검토 중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대해서도, 이는 시작점일 뿐 자신이 구상하는 '완전한 경제 통합'이라는 최종 목표를 향한 실질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며 한층 더 높은 수준의 연대를 촉구했다.
최 회장은 자신의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내비쳤다. 다음 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추진위원장 자격으로, 한일 양국의 기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미래 협력을 논의하는 별도의 회의를 직접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양국 기업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공동 대응 방안과 미래 성장 동력을 논의하는 장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최 회장이 던진 '한일 경제 공동체'라는 담대한 비전이 경주 APEC을 기점으로 구체적인 실행력을 얻게 될지, 재계의 모든 시선이 경주로 향하고 있다.
기사 안민성 기자 anmin-sung@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