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퇴 후 10년간 음악방송 한번도 못 봐…'질투 나서' 채널 돌려야 했던 브걸 예진의 피눈물
2025-09-05 14:35
많은 이들이 "조금만 더 버티지, 아쉽지 않냐"고 묻지만, 예진의 대답은 단호했다. "탈퇴를 한 번도 후회한 적 없다." 그녀는 '롤린'의 성공에 대해 "나보다 더 오래 버티셨기에 그런 좋은 날이 온 것"이라며 진심 어린 축하를 보냈다. 오히려 '브레이브걸스 출신'이라는 꼬리표 덕분에 지금의 자신에게도 관심이 이어지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그녀가 후회 없이 팀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복합적이었지만, 그 중심에는 '철창 없는 감옥'과도 같았던 소속사의 통제가 있었다. 예진은 "지금은 개선되었겠지만, 당시 회사는 첫 걸그룹이라 유독 엄격했다"며 입을 열었다. 음악방송 대기실에서는 다른 가수와의 교류가 철저히 차단됐고, 심지어 스태프가 화장실까지 따라붙으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외부와의 소통으로 불만이 쌓이는 것을 원천 봉쇄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라고 그녀는 추측했다.
그 상처는 생각보다 깊었다. 예진은 "탈퇴 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음악방송을 본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무대를 보면 주체할 수 없는 질투와 부러움, 그리고 '왜 나는 저기에 있지 못할까'하는 자괴감이 뒤섞여 도저히 화면을 마주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녀는 지금도 활동하는 아이돌 그룹을 거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아이돌의 꿈을 접은 그녀는 쇼호스트라는 제2의 인생에 도전했다. 하지만 그 길 역시 순탄치 않았다. 시험에 1년간 낙방하며 실패의 쓴맛을 봐야 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고, 공교롭게도 브레이브걸스가 '롤린'으로 역주행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던 그 시기에 마침내 쇼호스트 시험에 합격하는 드라마를 썼다. '브레이브걸스 출신'이라는 배경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어느덧 4년 차 쇼호스트가 된 그녀는 "지금은 매우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화려했지만 불행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새로운 행복을 찾은 그녀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기사 허시후 기자 huhuhoohoo@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