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크루즈 종신권 구매! '바다 위 연금'으로 사는 법
2025-07-01 10:44
레인의 선택은 단순한 여행이 아닌, 삶의 방식을 통째로 바꾼 혁신적인 결정이다. '빌라 비 오디세이'호는 지난해 9월 말 첫 출항을 시작한 장기 항해 전문 크루즈선으로, 30년 된 선박을 개조하여 약 450개의 객실을 운영 중이다. 이 크루즈의 매력은 단순히 이동 수단을 넘어선 '움직이는 집'이라는 점에 있다.
선실 가격은 전망이 제한된 객실이 12만 9000달러(약 1억 7600만원)부터 시작하며, 월 생활비로 2인실은 1인당 2000달러(약 271만원), 1인실은 3000달러(약 406만원)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외부 전망이 보이는 객실은 16만 9000달러부터 시작한다. 이 비용에는 하루 세 끼 식사와 저녁 식사 시 주류, 와이파이, 진료비, 24시간 룸서비스, 객실 청소, 격주 세탁 서비스 등 다양한 편의가 포함되어 있다. 레인은 이 점을 강조하며 "더 이상 빨래를 할 필요도 없고, 장을 볼 일도 없다"며, 심지어 "선상에서 생활하는 것이 캘리포니아 집에서 생활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밝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는 은퇴 후 고정 지출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도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셈이다.
오디세이호는 각 항구에 며칠씩 정박하며 승객들에게 기항지 관광의 기회를 제공한다. 추가 요금을 내면 다양한 육상 투어를 즐길 수 있어, 세계 각국의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레인이 머무는 선실은 배의 앞쪽에 위치해 파도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그녀는 선실에서는 잠만 자고 대부분의 시간을 갑판에서 보낸다고 전했다. "선박 갑판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날씨가 좋든, 좋지 않든 늘 갑판에 있다"는 그녀의 말에서 바다 위 삶에 대한 깊은 만족감을 엿볼 수 있다. 갑판에서는 다른 승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책을 읽거나, 시원한 바닷바람을 쐴 수 있어 삶의 여유와 활력을 동시에 얻고 있다고 한다.
레인의 최종 목표는 '단순한 인생'이다. 그녀는 "15년이 지나면 집을 구할 수도 있지만 앞으로 15년간은 바다에서 생활하며 꿈꿔왔던 삶을 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는 물질적인 풍요보다는 정신적인 만족과 자유를 추구하는 현대인의 가치관 변화를 반영하는 동시에, 은퇴 후 삶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샤론 레인의 이야기는 은퇴 후 삶을 어떻게 설계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영감과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 그녀의 15년 크루즈 생활은 단순한 개인의 선택을 넘어, 고정된 삶의 터전을 벗어나 유동적이고 모험적인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기사 전윤우 기자 jeonyoonwoo@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