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예스도 울고 팬도 울었다..“매 공이 내겐 즐거움이었다”

2025-06-16 15:46

 외국인 투수 데니 레예스(29)가 삼성 라이온즈를 떠난다. 지난 15일 삼성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라이온즈TV’를 통해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한 그는 “매 공을 던질 때마다 즐거웠고, 여기서 있었던 모든 순간이 행복했다”며 진심 어린 작별의 말을 남겼다. 레예스는 인터뷰 도중 눈시울을 붉히며 감정을 숨기지 못했고, 그간의 감사함과 팬들에 대한 애정을 거듭 표현했다.

 

레예스는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경기장 안팎에서 나와 가족에게 보내준 많은 사랑과 응원 덕분에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며 “한국에서의 경험은 소중한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함께 뛰었던 삼성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하며 “야구장에서 좋은 경험을 만들어준 동료들에게 감사하고, 남은 시즌 모두가 최선을 다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루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레예스가 삼성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시즌부터다. 데뷔 첫 해였던 2023시즌 정규리그에서 그는 26경기에 등판해 144이닝을 소화하며 11승 4패 평균자책점 3.81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그의 진가가 드러났다. 삼성은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LG와 맞붙었고, 레예스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⅔이닝 동안 3실점(1자책)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4차전에서는 7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1-0 승리를 견인하며 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기록, MVP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어진 한국시리즈에서는 KIA를 상대로도 눈부신 투구를 펼쳤다. 3차전 선발로 나선 레예스는 7이닝 1실점 역투로 삼성을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 비록 삼성은 1승 4패로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그가 없었다면 한국시리즈 1승도 장담할 수 없었을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삼성은 레예스와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러나 2024년 시즌 시작을 앞둔 2월 스프링캠프에서 오른쪽 발등에 미세한 피로골절이 발견되며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후 복귀해 10경기에서 50이닝을 던지며 4승 3패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했으나, 지난 7일 대구 NC전에서 다시 발등 통증을 호소했다. 재검진 결과 또다시 미세 피로골절 판정을 받으면서 결국 삼성과 작별을 맞게 됐다.

 

삼성 구단은 KBO에 레예스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한 상태로, 빠른 시일 내에 새 외국인 투수 영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팬들 사이에서는 ‘포스트시즌 영웅’이었던 레예스를 대신할 새로운 외국인 투수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레예스는 삼성에서의 시간을 “영광이었다”며 한국 야구와 팬들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사랑한다”는 마지막 인사와 함께, 팬들은 그의 헌신과 열정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부상으로 인한 아쉬움은 크지만, 그의 삼성 시절은 분명 KBO 리그에서 빛나는 한 페이지로 남을 전망이다. 앞으로 레예스가 어떤 길을 걷게 될지 야구팬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기사 홍준영 기자 honghong88@lifeand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