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저출산 쇼크?…트럼프 캠프, '아이 낳으면 혜택' 정책 만지작

2025-04-23 11:33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행정부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정책 제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현지시간 21일 보도했다. 인구 고령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트럼프 캠프가 집권 시 출산율 제고를 핵심 국정 과제로 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NYT에 따르면 백악관 참모진은 각계각층으로부터 접수된 여러 정책 아이디어를 들여다보고 있으며, 여기에는 다소 파격적인 내용들이 포함됐다. 구체적인 제안으로는 정부 후원 장학 제도인 풀브라이트 프로그램 전체 장학금의 30%를 결혼했거나 자녀가 있는 지원자에게 우선 배정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는 교육 기회 부여에 있어 가족 구성 여부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자녀를 출산한 산모에게 일회성으로 5000달러(약 700만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구상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접적인 현금 지원을 통해 출산 및 양육 초기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여성들이 자신의 배란 및 임신 가능 시기를 더 잘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 월경 주기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에 정부 예산을 투입하는 방안도 제안 목록에 올랐다. 임신 관련 정보 접근성을 높여 계획 임신을 돕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이 이러한 제안들을 실제 정책으로 추진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J.D. 밴스 부통령과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 수장 등을 비롯한 행정부 내 주요 인사들이 저출산 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이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룰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저출산 문제에 대한 관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지난달 26일 백악관에서 열린 '여성 역사의 달' 기념 행사에서 체외인공수정(IVF·시험관) 지원 정책을 소개하며 스스로를 "수정(fertilization) 대통령"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이는 생식 기술 지원을 통해 출산율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저출산 문제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현재 미국 인구는 약 3억 4700만 명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합계 출산율은 지난해 기준 1.62명으로, 심각한 저출산을 겪는 한국의 0.75명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높지만, 인구 유지를 위한 대체 출산율 2.1명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미국에서도 인구 고령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출산율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2007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제안 검토 움직임은 미국에서도 저출산 문제가 국가적 과제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논의되는 가운데, 실제로 어떤 정책이 채택되어 시행될지, 그리고 이러한 정책들이 미국의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사 전윤우 기자 jeonyoonwoo@lifeandtoday.com